뭐든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자동차 프레임이 완성되었다.
3D 설계 프로그램에서만 보던 모습이 드디어 우리가 사는 세상에 탄생했다. 하지만 감탄에 젖어있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제 겨우 하나의 산을 넘었고, 진짜 '차'를 만들어야 했다.
DGINEERS로써 자부심과 비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슬로건을 만들었다.
"We made it. We are DGINEERS."
진정한 몰입의 시작

많은 문제가 찾아왔다.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 하나씩 나열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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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부품 호환 문제(새로 주문해야 한다.), 견적의뢰 물품이 모터 축과 호환되지 않았고(시간은 촉박한데), 모터팀에서는 호환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문제, 카울팀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고, 대회 숙박과 렌트도 해야하는 총체적 난국이였다.
해야할 일들을 늘어놓기만 하니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당장 해야할 일과 차근차근 해야할 일을 잘 범주화시키는 것이었다. 무조건 지켜야하는 큰 계획을 정해놓고, 자잘한 계획들을 수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야나두 김민철 대표님의 만다라트 표와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2022.09.26 - [최롱의 글] - 야, 너두 할 수 있어
정해놓은 계획을 토대로 하나씩 하나씩 해나갔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완성차를 만들기로 계획한 이상, 절대 피할 수 없었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 무조건 해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내 스스로가 문제들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팀원들과 문제 해결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나는 자연스레 몰입하고 있었다.
자동차를 만들어내고 말겠다는 의지로 진정한 몰입을 하고 있었다. 문제와 해결의 반복이었지만, 학교 수업과는 전혀 달랐다. 해야하는 이유와 목적이 분명해지는 순간 몰입이 일어남을 느꼈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작업에 집중할 때 어떤 잡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한한 창의력과 문제 해결에 대한 생각들이 샘솟았다.
팀워크의 소중함을 얻었다.
하지만 나를 가장 괴롭히던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현실 통곡의 벽 '예산 부족'

돈이 없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고, 대회를 나가는데 드는 비용은 정말 컸다. 작은 부품들도 기본적으로 10만원 내외였고, 용달비용, 숙박비용, 렌트비용, 외주 비용 등 써야할 곳이 너무 많았다.
팀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학교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자 했다. 한 푼이 소중했다.
동아리 지도교수님께 지원요청을 했다. 학교 측에 대회 참가비용 요청을 했다. 공작실 기술원님께 구매 요청을 드렸다. 동아리 지원금을 전부 끌어 모았다. 심지어 다른 동아리 측에 지원금을 요청했다. 학교 근처 산업단지의 공장들에 스폰 요청 메일을 드렸다. 설명이 필요하시다면 찾아뵈어 설명드린다고 메일에 적었다. 당연히 답은 없었다.
정말 간절했다.
만약 예산이 충당하지 않았더라면, 총장님께도 찾아뵐 생각이었다.
그만큼 간절했다. 모르겠다. 간절하게 뭐든 부딪혀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무식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버텨낼 수 있는 힘은 '간절한 목표'
이쯤되면, 어떻게 그렇게 무식하게 버텼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태어나서 한번도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빠졌던 적이 없었다. 낙천적인 성격이지만, 인내심이 그닥 좋지 않은 나였다. 그리고 대학교까지 공부를 그냥 하면 미래에 좋다고 해서 해왔다. 옆 친구들과 치열히 경쟁하면서 살아왔다. 특히, 고등학교 때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치열했다.
그렇게 서열을 가리는 경쟁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질 뿐이지, 내가 선택한 노력에 대해 후회를 하진 않는다. 생각해보면 덕분에 열심히 해서 DGIST를 오게 되었고, 자동차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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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바로 우리 DGINEERS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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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형태가 갖춰지는 것을 보는것. 우리의 간절한 목표에 점점 다가가는 것.
그것만큼 버틸 힘이 되주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또있다. 바로 팀원들.



나를 믿고 묵묵히 따라주는 팀원들.
너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너희들이 있었기에 해볼만 하겠다는 자신을 얻었지.
고맙다.
끝까지 웃는 자가 일류다.

수업 시간에 자동차 제작에 생긴 문제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나는 온통 자동차 제작만 생각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나를 붙잡고 길을 물어봤다면 자동차 동아리방으로 안내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랬다 끝까지 웃는 자가 일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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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대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도 필수!!
진짜 팀워크가 뭔지 느껴본 적 있어?
시험기간이고, 개개인의 사정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도 훌훌 털어주는 팀에 속해본 적이 있나요?
내가 생각하는 팀워크란,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자 하는 팀. 아주 간절하게. 낙오되면 그럴 수 있다고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팀. 밝은 별빛이 반겨주는 캄캄한 어둠을 가르며 같이 일을 마친 팀.


내게 모두 너무 과분한 존재이다.
다시 이런 팀을 만날 수 있을까. 만들어낼 수 있을까. 또 만들고 싶다. 또 해내고 싶다.
문제가 있는 곳에 가고 싶다. 오늘도 문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꼴찌를 해도 웃는 이상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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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이름을 걸고. DGINEERS의 이름을 걸고.
2018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 전기차 부문을 출전했다.
예산부족으로 뒷바퀴는 티코바퀴와 축을 썼더니 상당히 무거웠다. 주행하다가 차가 퍼질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깼다. 가속성능 및 제동안전부문, 짐카나 부문, 주행성능 부문 모두 출전했다. 주행성능 부문에서는 배터리의 전기에너지 효율을 고려하지 못해 완주하진 못했다.


기록은 당연히 최하위권 이였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즐거웠다. 대회를 즐겼다.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팀을 만들고 싶은 것 같다. 나는 혼자보다 같이 해낼 때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끝내 해결하는 성취감이 나를 있게 한다.

처음엔 할 수 있다고 큰소리 쳤다.
과연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자금을 관리하는 것도, 차를 제작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었다. 하지만 어렵게 얻어낸 것은 그만큼 값졌다.
앞선 2년이라는 기본기가 있었기 때문에 8개월 동안 차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것도 해냈는데, 뭐든 못하겠어?
처음에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것도,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 것도 부딪히기 전까지는 모른다.
뭐든 해봐야 아는 것이고,
혼자보다 같이 가는 것이 처음엔 많이 삐걱거리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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